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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영화 & 드라마

[영화 리뷰] 실망 가득한 닥터스트레인지2

by 만물박사 Dobidi 2022. 5. 29.

 

 

마블의 열렬한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 마블 영화는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다가온다. 레스토랑에서 먹는 쉐프들의 요리처럼 깊은 맛은 아니지만 항상 일정한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며 사람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햄버거같은 맛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점심시간 맥런치를 먹는 기분으로 닥터 스트레인지 2를 보러 갔다. 그리고 분명히 나는 햄버거를 주문한거 같았는데 왜인지 모르게 패티 없는 햄버거가 나와 적지않게 당황하게 되었다. 

 

닥터스트레인지2


 우선 닥터 스트레인지 1과 2는 전혀 결이 다른 영화였다. 1편의 경우 평범한(?) 사람이었던 스티븐이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철저하게 닥터 스트레인지 중심으로 흘러가는 서사였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고, 현란한 마법에 눈이 즐겁기도 했다. 즉 철저히 닥터스트레인지 중심의 영화였다.

 

 이번 작인 2편의 이야기 축은 닥터 스트레인지 / 아메리카 차베스 / 스칼렛 위치 셋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마블 영화의 좋은 점이 기존 코믹스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캐릭터들을 영화로 볼 수 있는 것이니까 이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문제는 이 세 명의 주연들이 서로 자신만의 사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얄팍하고 편리했다는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임 스톤이 없어진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전 시리즈보다 굉장히 약해졌고 잠시 타노스와도 1:1로 싸울 수 있었는데 스칼렛 위치와는 전혀 싸울 생각도 하지 않는다. 사소하지만 사용하는 마법들도 그냥 손에서 몇 개 광선이나 음표를 쓰는 게 전부이다. 그나마 1편의 서사에서 끌어왔던 연인과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있지만 그게 2편 속에  녹아들었는가 하면 끌쎄올 시다. 영화 내내 도망만 다니는 무기력한 존재로 표현되는데, 정작 사건의 해결은 말 한마디로 하게 된다. 

닥터스트레인지2
아메리칸 챠베스

 

그외 아메리카 차베스와 스칼렛 위치는 이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아메리카 차베스는 자신의 힘 때문에 슬픈 사연이 있는 캐릭터인데, 그 힘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인공의 버프를 받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닥터스트레인지2
호러영화의 악당같은 스칼렛 위치

 스칼렛 위치는 아이에게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데 어떤 사연으로 애들을 잃어서 걔네들을 찾기 위해서 흑화 되었고, 그 아이들을 찾기 위해 우주를 지키는 존재에서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근데 우주를 위협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던 그녀의 광적은 의지도 말 한마디에 포기하고만다.

 써놓고 보니까 정말 대충 쓴 거 같기도 한데 영화를 대충 이해하게 만들어놨으니까 보는 사람도 대충 이해할 수밖에 없다. 대충 이해를 하면서 보니까 전혀 몰입이 되지 않고 영화 대부분의 장면이 유치하고 심드렁했다. 우리가 마블 히어로에 열광 하는 것는 그 각자 캐릭터가 가진 고민에 공감하고 매력에 끌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작은 마블에서 핵심 요소인 히어로들의 캐릭터성을 너무 얕게 연출하는 바람에 마치 패티없는 햄버거 같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햄버거에 트러플이나 샤프란은 필요 없지만 최소한 패티는 있어야하는것이 아닌가!

 

 영화의 흐름상 강조되는 것이 없고 다양한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이것이 너무 편리하고 산만했다. 이것은 일루미나티 전투신에서 절정을 보여주는데, 지금껏 어벤저스 시리즈를 본 사람들도 일루미나티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다른 우주의 수호자인 일루미나티 멤버들은 그야말로 스칼렛 위치한테 썰려나가는데 이 장면을 보고 스칼렛 위치가 강력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그냥 일루미나티 일원들은 지능이 떨어지고 약한 존재라서 썰리는데 우리 우주의 수호자도 아니니까 상관없지라고 느끼는 게 보통일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다른 시리즈를 보고 닥터스트레인지2를 보면 재밌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이 영화 한편의 완성도를 얘기하는 것이다. 시리즈물이라는 게 어느 정도 앞 편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영화는 도를 너무 지나쳤다. 차라리 러닝타임을 조금 늘려서라도 캐릭터들을 납득할 수 있도록 추가 연출을 넣었다면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라이트 마블 팬의 입장에서 이 영화는 편리함과 얄팍함으로 점철된 타임킬링용으로도 아쉬운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평점 :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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