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 할 영화는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감독의 스페인 영화 The Platform이다. 이 영화는 조금 잔인한 장면들도 있지만 유럽 영화 특유의 철학적인 면이 날카롭게 녹아든 영화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영화이니 리뷰를 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번 쯤은 꼭 보길 추천한다.
이야기는 더 플랫폼이라는 공간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더 플랫폼은 수직적인 구조를 가진 특이한 형태의 감옥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한 층에는 2명이 함께 생활하며 한달을 주기로 층은 랜덤으로 변경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배급인데, 하루에 한번 0층에서 차려진 식탁이 아래로 하강하다 각 층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만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식탁은 다음 층으로 다시 내려간다. 즉 아랫층 사람은 위층에서 남겨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더 플랫폼은 위층 사람들이 아랫층 사람들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수직 계급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계급이 랜덤으로 변경된다는 특징을 가졌다.
주인공 고랭은 더 플랫폼에서 생존하게 된다면 학위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더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매우 고지식한 성격으로, 한 가지 아이템을 가져올 수 있는 더 플랫폼에 책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다양한 룸 메이트를 만나며 그의 성격은 여러면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첫번째 룸 메이트는 48층에서 만난 트리마가시이다. 그는 쉐프 출신으로 날카로운 식칼을 소지하였고 냉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고지식한 고랭은 처음에는 남겨진 음식을 먹는것을 역겨워 하였지만 트리마가시와 우정을 쌓으며 빠르게 더 플랫폼에 적응하게 된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1달이 지나고 층이 바뀌게 되는데 여기서 둘의 우정에 금이 가게 된다. 변경된 층은 171층으로 트리마가시는 1달동안 음식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내려오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고 트리마가시를 침대에 결박 시킨다. 결정적 순간 자신의 아이를 찾아 더 플랫폼을 헤메는 미히루가 나타나 트리마가시를 습격하고, 결박에서 풀려난 고랭은 트리마가시를 자신의 손으로 찔러 죽인다. 그 때부터 그의 고지식한 성격은 점점 사라지며 마치 트리마가시를 연상케하는 냉소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된다.
다시 한달이 지나 고랭은 33층에서 눈을 뜨고 두번째 룸 메이트 이모구리를 만난다. 그녀는 자신의 강아지를 데리고 온 인물로 이전에는 더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음식의 양이 더플랫폼의 모든 사람들이 먹고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였고 아랫층 사람들이 먹을 2인분의 음식을 전달하며 그 이상 먹지 말것을 요청한다. 당연하게도 아랫층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음식을 먹는 것은 자신들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그 순간 고랭의 고지식한면에 트리마가시의 현실적인 성격에 얹어지며 아랫층 사람들에게 협박을 시전한다. 만약 너희가 2인분 이상의 음식을 먹는다면 내일부터는 음식에 똥을 뿌릴 것이라고. 그녀의 사회적 운동이 협박을 통해 실현되려고 할때 위층에서 미히루가 또 내려오게 된다. 반쯤 미쳐있는 미히루는 이모구리의 개를 죽여버리고 충격에 빠진 이모구리는 스스로 목을 매단다.
다시 한달의 시간이 지나고 고랭은 6층에서 눈을 뜬다. 그의 3번째 메이트는 바하랏이다. 그는 밧줄을 들고온 인물로 위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하는 승려이다. 6층에서 눈을 떴으니 5층만 올라가면 그의 염원은 이루워지는 것이었으나 5층 사람들의 훼방으로 그는 밧줄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진다. 이모구리의 사회적운동과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좌절한 바하랏을 겪은 고랭은 한가지 영감을 얻는다. 식탁과 함께 내려가며 사람들에게 정해진 음식만 먹도록 강제하여 최하층까지 음식을 내려보낸다면 사람들이 음식이 충분함을 깨닫고 이 공간에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랭의 설득으로 바하랏은 함께 층을 내려가게 된다. 그럭저럭 분노하는 사람들과 다투며 층을 내려가던 바하랏은 자신의 스승을 만나게 된다. 현자의 모습을 한 스승은 바하랏에게 깨달음을 전달한다. 너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0층에 있는 관리자들에게 전달 되어야 한며 이를 위해선 아름다운 모습의 디저트 판나코타를 0층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목숨의 위기를 여러 넘기며 둘은 계속해서 아래로 향하는데 예상보다 더 플랫폼의 아래층은 길었고 준비된 음식의 양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굶주린 사람들이 달려들어도 둘은 목숨처럼 판나코타를 지키며 그들은 최하층 333층에 도달한다. 그 때 더 플랫폼에선 존재 할 수 없다고 생각한 미히루의 아이를 만나게 된다. 고랭은 목숨처럼 지켜온 판나코타를 아이에게 주는데 그 순간 그의 얼굴은 구원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를 0층으로 보내며 이 영화는 끝을 맞이한다.
과연 0층으로 올라간 아이는 관리자들에게 있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일까? 과감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더 플랫폼이 인간의 인류애와 연대를 연구하고자 하는 시설이었고, 관리자들은 0층으로 올라온 아이를 보며 희망을 발견하며 그 답을 찾게될 것인가? 그게 아니라 극한의 상황속에서 인간들이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0층으로 올라온 기적의 아이도 관리자들에겐 그저 다양한 현상 속 하나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질문의 답은 영화가 아닌 우리의 현실속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것들에 대한 권리를 당연하게 누린다. 내가 얻은 나의 것들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사용하지는 온전히 나의 결정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소유한 것들이 우리의 것이라고 하여 마음대로 처분해도 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전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대두되고 있고 아직도 수천만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전세계 식량의 1/3 정도는 손실되거나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세상을 바꾸자고 얘기하는 것이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점 :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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