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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영화 & 드라마

[영화 리뷰] 무주산골영화제 - 인어가 잠든 집

by 만물박사 Dobidi 2022. 6. 6.

 

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6/3 무주 산골 영화제에서 본 인어가 잠든 집이다. 이 영화는 히가시고 게이코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으며 감독은 츠츠미 유키히코이다. 유명 일본 배우 시노하라 료코 / 니시지마 히데토시 / 사가구치 겐타로 등 출연진도 훌륭하다. 다만 영화를 보기 전 네이버 평점이 낮아서 영화가 재밌을지 조금 걱정되었는데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네이버 평점 처럼 그저그런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어가 잠든 집
네이버 평점 7.17
인어가 잠든 집2
영화 포스터

 이 영화는 포스터에서 말해주듯 뇌사에 빠진 딸과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본 영화이고 뇌사라는 주제를 접했을 때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일본 영화의 전형을 따라가는 영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보기에 따라선 그런 감동에 집중한 영화일지도 모르고,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스릴러나 호러 영화는 보는 느낌이 날 수도 있다. 참고로 나는 후자의 관점으로 영화를 봤다. 

 이 영화의 제목인 인어가 잠든 집에서, "잠든 인어"는 뇌사 상태에 빠진 미즈호일 것이다. 미즈호는 수영장에서 사고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집"에 해당하는 원래 살았던 자신의 집에서 눈을 뜨지 못한 채 치료를 받는다.

 

 

 

지금 부터 리뷰는 스포일러를 다량 포함하고 있으니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 하길바란다.

 

 뇌사에 빠진 하리마 미즈호의 부모 하리마 카오루코와 하리마 카즈야키는 딸 미즈호의 장기기증을 결정한다. 일본에서는 장기 기증에 동의해야만 뇌사 판정을 확정 짓고 사망 판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뇌사 판정을 내리려는 순간, 미즈호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두 사람은 딸의 장기이식 및 사망판정 동의를 철회하게 된다. 현재까지 뇌사 판정을 받은 사람이 회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장면부터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사람을 사람으로 존재할 수 이유는 의식/ 생각/ 지성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말로 영혼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영혼이 비어버린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인어가 잠든 집3

 

인어가 잠든 집4
뇌사 상태로 잠든 미즈호

 한편 남편인 하리마 카즈야키는 불운(?) 하게도 IT 의료기기 업체의 사장이다. 그는 회사 직원 호시노 유야의 조언으로 인위적으로 심장 박동을 유지시키는 장치를 알게되고, 미즈호는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게 된다 그리고 호시노가 장애인 재발을 위해 개발 중이던 전기자극장치를 딸의 재활에 사용하기로 한다.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은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근육이 약해지고 몸의 컨디션이 붕괴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일정한 전기적 자극을 보내 신체를 인위적으로 작동 시키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미즈호의 신체 상태는 의료진이 놀랄 정도로 회복된다.

인어가 잠든 집5

 호시노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의사는 있으나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을 위해 재활기기를 개발 중이었으나, 이번에는 반대로 뇌사에 빠진 아이를 위해 자신의 개발품을 사용하게 된다. 미즈호의 몸이 회복 될 수록 호시노는 연구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카와시마 마오의 의심마저 사게 된다. 마오는 호시노를 미행하다 미즈호가 자마든 집을 찾아내고 카오루코를 만난다. 카오루코는 마오가 품고 있던 의심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호시노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미즈호의 재활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파란색 색감으로 연출이 되는데 그것은 재활에 상관없는 제3자인 마오의 시선으로 재활을 볼 때의 감정을 말하는 듯했다. 미즈호의 상태가 죽어있다고 강조가 되는 장면의 색감은 파란색으로 연출이 되는 것이다.

인어가 잠든 집6

 

 충격적인 연출은 계속되는데 카즈야키의 인형 선물을 받기 위해 미즈호의 팔은 전기 자극에 의해 들리고 인형을 안게 된다. 마치 인형이 인형을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그리고 그렇게 인형을 안고 있는 미즈호의 입술에 자극을 줘 인위적으로 미소를 만들어낸다.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의사 표시인 웃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카즈야키의 시선과 감정을 말해 주는 듯한 파란색 조명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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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안는 미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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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짓게 된 미즈호

 

 카즈야키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미즈호의 죽음을 받아들이자고 하는데, 카오루코는 격분하여 미즈호를 찔러 죽이고자 한다. 사람은 두 번 죽지 않으니 이미 죽어있던 미즈호를 자신이 찌른 것이라면 자신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만약 미즈호가 살아 있었다면 자신은 처벌받겠지만 그녀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틀리게 되는 것이다. 이 장면은 화사한 색감으로 연출되고 있어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국 미즈호가 살아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 장면 이후 호시노는 사이가 멀어진 마오에게 돌아가는데, 그 장면에서 그의 얼굴은 파란색으로 연출된다. 즉, 일련의 칼부림 사건을 보고 그가 깨달은 것은 미즈호가 죽어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시간이 좀 더 지나 미즈호는 카오루코의 꿈속에 나타나 작별 인사를 고하고 심장이 멈추게 된다. 결국 미즈호의 장기는 다른 아이에게 이식이 되고, 그 아이는 심장의 인도 따라 과거 인어가 잠든 집이 있던 옛 터를 방문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깔끔한 끝맺음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과한 신파가 있는것도 아니고 있을 수 없는 기적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원래 죽어야 할 사람이 일련의 사건 이후 죽게 되었고, 살아날 수 있었던 사람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고, 상처받은 가족들은 원래 있던 장소를 떠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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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사람은 두번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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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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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한번 더 고민 해볼 수 있는 영화,

보기에 따라선 감동적일수도 소름이 돋을 수도 있는 영화,

 

인어가 잠든 집 리뷰는 이것으로 마친다.

 

평점 8/10

 

 

+ 영화를 감상했던 무주청소년수련관의 분위기도 좋았다. 어린 시절 강당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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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람했던 무주 청소년 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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